부동산 경기와 인구구조

국내부동산 경기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 가격하락과 함께 거래가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하락의 초입에 들어선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우리나라 부동산경기의 미래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국내 인구구조 추이 및 경제상황이 일본과 비슷한 궤적을 밟고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이유다. 일본은 1995년 이후 생산가능연령(15~64세)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했고, 2005년부터는 총인구마저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인구구조와 궤를 같이하여 일본의 토지가격은 1991~2006년까지 15년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현재 부동산가격은 고점대비 1/4 수준까지 하락하였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떨까? 통계청의 인구예측 자료를 보면 2016년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연령인구가 정점에 도달한 뒤 2019년부터는 총인구마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부동산가격의 미래가 과거 일본의 부동산 흐름과 데자뷰(최초의 경험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본 적이 있거나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이상한 느낌이나 환상) 된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였고 부동산은 가장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였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과거에도 올랐으니 앞으로도 오르겠지라는 심리적인 면과, 수요자가 공급자보다 많았던 수요공급적 측면 때문이었다. 그러나 가까운 미래는 부동산 수요자가 줄어드는 인구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다보니 미래의 수요자인 젊은 세대가 부동산을 바라보는 시각은 기성세대와 사뭇 다르게 변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부동산을 소유의 대상으로 여겼다면 젊은세대는 빌려 사용하는 임대의 개념으로 생각이 변하고 있다. 요즘 주택가를 보면 단독주택을 허물고 원룸이 들어서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생각의 반영이 아닐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렇게 부동산은 인구구조의 변화로 말미암아 투자의 개념이 아닌 주거의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전환점에 놓여 있다. 따라서 앞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격언이 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부동산 가격이 한번 하락하게 되면 상승한 만큼 하락의 폭과 기간도 길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부동산 불패 신화에 대한 인식을 재정립하여야 할 것이다.

(사)광주경제문화공동체 선임연구원 정 재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