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육아 고충: 마을 단위 돌봄 공동체가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2017-6-14)

김경례(경제문화공동체 더함 부설 경제문화연구소 소장)

광주광역시는 맞벌이 가구 비율이 44.2%로 6개 광역시 중 가장 높다(2014년 상반기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자본과 국가의 요구, 가족 수입원의 다원화 필요성,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 및 자아개발 욕구 등이 맞물리면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율과 맞벌이 가구 비율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보육・교육의 사회적 지원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녀가 있는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은 일과 생활의 균형 및 삶의 질 향상에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돌봄의 손길이 보다 많이 필요한 영유아기, 아동기, 초등학교 저학년의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노동시장에서의 낮은 사회적 지위, 가사와 양육의 일차적 책임을 여전히 여성에게 지우는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더 많은 육아부담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과 유지 및 퇴장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일하는 여성의 고용 유지, 경력단절 예방, 육아부담 완화를 위해 다양한 일·가정양립 지원 정책들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육아 및 보육관련 지원정책의 대표적인 것이 육아휴직(급여)제도이다. 하지만 충분치 못한 육아휴직 급여,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업무 공백에 따른 책임감 등으로 인해 육아휴직 사용율은 저조한 편이며 그나마도 소규모 영세업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용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러므로 개별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실효성 제고 방안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양육 및 돌봄의 책임을 개별 가정, 특히 여성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사회적 책임이라는 인식하에 마을 단위의 돌봄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광주 지역 전역의 마을 단위에는 이미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마을 도서관인데, 마을도서관을 거점으로 공적 재원을 투입하여 마을 주민들, 특히 도서관 자원봉사자나 경력단절 여성들이 방과 후의 아이들에게 식사와 놀이, 학습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면 맞벌이 부부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참여 마을 주민들에게는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마을공동체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육아휴직률의 제고, 마을 단위의 돌봄 공동체 형성은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 해소, 남성의 가사 및 양육 분담, 여성 및 가족 친화적 기업문화 조성, 보육 및 교육의 공공성 강화, 양육 및 돌봄의 사회적 가치 제고 등과 연동될 때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