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다. 대략 30년 배우고, 30년 일한다고 해도 40년은 소득 없이 보내야 한다.
수명은 점점 늘어나는데 경제활동 기간은 오히려 짧아지고 있다. 반면 삶에 필요한 경제교육은 학교나 가정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충분한 준비 없이 노후를 맞이한다는 것.
얼마 전 취업을 한 전남공고 3학년 학생 대상 특강을 하는 자리에서 평생통장을 활용한 노후대비 방법을 알려주어 큰 호응을 얻은 적이 있다.
평생통장이란, 살면서 없어도 되는 돈을 평생에 걸쳐 모아나가는 통장이다. 주머니 속의 몇천 원 혹은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몇백 원은 우리가 살면서 없어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돈을 편지 봉투 같은 곳에 모아 두었다가 한 달에 한 번 은행에 가서 저축하면 된다.
평생통장을 노후 대비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켜야 할 조건이 있다.
첫째,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중간에 멈추지 말아야 한다. 결혼식, 주택구매, 급한 병원비 등 꼭 필요한 일에 보탠다는 구실로 중간에 찾아서는 안 된다. 정말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모아나가야 한다. 최소 75세까지는 모으자.
둘째, 가족에게 알리지 말자. 금액이 적을 때는 가족의 관심이 적지만 수 십년간 모으면 꽤 큰돈이 된다. 가족이나 배우자의 관심이 많아지면 지키기가 어려워진다.
셋째, 틈틈이 경제와 금융 공부를 한다. 주식과 재테크 공부를 말하는 게 아니다. 경제와 경기의 흐름을 통찰적으로 보는 안목과 돈의 흐름에 관한 금융 지식을 말한다.
넷째, 경제와 금융 지식을 기반으로 60세 이후에 자금의 일부를 투자에 활용한다. 60세 이후는 경제적 정년과 맞물리는 시기이며, 자금의 안정적인 운용이 필요한 시기이다. 보수적인 투자 감각을 익히는 용도로 활용한다.
다섯 째, 그동안 모은 평생통장을 각자의 상황에 맞게 현명하게 활용한다. 75세 이후에는 육체적인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운 시기이다. 반면 삶의 지혜는 정점에 이를 시기이다.
김종완 <경제문화공동체 더함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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