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적경제는 공유와 상생, 협력과 협업 증진, 부문 간 융합 등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해결
하려 하고, 동시에 새로운 경제모델을 구축하고자 한다. 사회적경제는 시장 실패를 정부로 대체하
거나 정부 실패를 시장으로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시장과 정부, 그리고 시민사회(공동체)와의 융
합을 통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사회적경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낳은 모순 때문일 것이다. 사회적 삶
의 위기, 즉 빈곤과 불평등에 따른 삶의 안정성의 해체와 사회적 유대의 약화가 도리어 ‘사회적인
것’ 대한 관심과 복원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회적인 것이라는 관념은 매우 모호하다. 사회적
인 것은 개인적인 것과 대비되는 것으로, 때로는 시장적인 것, 국가적인 것과도 대비되는 의미로
사용된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회적인 것은 경제의 타자로 자리매김 되어 진다. 그렇다면 사회적경제라는
조합이 가능한가. 사회적경제는 함께 살아가기, 공동체성, 공공성, 정의로움 등의 사회적인 것을 지
향하는 경제, 그래서 단순히 인간의 효용을 늘리고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생산과 소비를 넘어서
는 경제를 의미한다.
사회적경제의 정의에는 규범적이며 윤리적인 준거가 내포되어 있으며, 시대적 상황과 조건, 역사
적 과정과 제도적 맥락에 따라 변화된다. 현재 한국의 사회적경제는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지역사
회 공헌, 공동체 활성화, 이익 분배의 형평성 등과 연계된 경제활동을 주로 나타낸다. 우리의 사회
적경제는 정부정책과 법제도적 지원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그만큼 양적 성장과 확대를 가져왔다.
하지만 사회적인 것의 내용과 가치가 제도의 틀에 갇혀 협소하게 이해되면서, 사회적경제는 국가
에게는 번거롭고, 자본에게는 얼마 이윤이 안 되는 영역으로 내몰리고 있다.
사회적경제가 기존 경제질서를 재편하고 재조직화하는 실천으로서, 운동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까. 모든 경제가 사회적경제일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사회적경제가 추구하는 사회적인 것의 가
치가 무엇인지, 그 가치를 어떻게 창출해야 하는지, 그것의 사회적 효과는 어떻게 되는지 등의 문
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사회적인 것의 확장이 필요하며, 그것을 사회문제 해결과 변화에 구체적으로 결합시킬
때, 대안으로써 사회적경제가 가능할 것이다. 만약 사회적경제가 자본의 동학과 계급 관계에 대한
인식 및 관점을 탈각시킨다면, 그러한 사회적 실천은 기존 경제체제의 잔여적, 보완적 기능에 지나
지 않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창민 (사)경제문화공동체 더함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