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더함칼럼) 누구에게는 랜드마크, 또 다른 누구에게는 바벨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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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더함 | 조회 | 1,081 | 작성일 | 2020/04/23 09:03 |
링크주소1 | http://www.namdo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560948 | ||||
고대에 인간은 신의 심판을 피하고 자신의 이름을 세우기 위해 ‘하늘에 닿게’ 탑을 세웠다. 그러자 신은 인간의 욕망을 벌하며 우리의 언어를 혼잡케 하더니 서로 멀리 흩어지게 하였다. 탑을 세우기 전까지 인간은 누구나 소통 가능한 하늘의 언어, ‘아담의 언어’로 타인과 소통하며 마치 한 몸처럼 존재했다. 누구든 온전히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었고, 뭇 생명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신의 노여움으로 ‘아담의 언어’ 대신 ‘바벨의 언어’를 갖게 된 인간은 무수한 말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언제나 진실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허공에 흩어진다. 이제 우리에게 소통은 너무나도 어려운 숙명이 되었다.
혹자는 하늘로 치솟는 아파트 건설을 놓고 조합 주민들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것은 건설사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정부는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1988년부터 1992년까지 200만호 주택공급을 실시했다. 그리고 광주는 외환위기 당시부터 최근까지 타 광역시보다 인구수대비 높은 비율로 주택을 공급하였다. 이 시기에 건설사들은 유휴토지를 싸게 매입하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주택을 공급했으며, 재건축을 통한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이러한 공급주의 주택정책은 토지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이제는 저렴한 토지를 찾기도 힘들고, 재건축 시장도 한계에 도달하였다. 그러다 보니 건설사들은 용적률을 올려 수익을 보완한다. 생각해보면 간단한 이치다. 용적률을 올리면 분양단가가 낮아진다는 건설사의 말을 어느 조합원이 거부할 수 있겠는가? 결국 바벨탑은 건설사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주택보급률 100%가 넘은 지역의 용적률을 강화하여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는 신규 주택 건설을 유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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